댄스포스트코리아
지난자료보기

로고

무용현장

프리뷰

지금-여기, 다시 묻다. 전통의 현재적 사용과 공명 실험 〈Roots Hz 뿌리의 주파수〉

프리뷰

Vol. 123-1 (2025.11.5.) 발행


글_ 한성주(본지 에디터)

사진제공_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공연개요]

공연명: 2025 남산컨템포러리 - 차진엽×심은용×권송희 ˝Roots Hz 뿌리의 주파수˝

일시: 2025.11.13(목) ~ 2025.11.14(금)

장소: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

러닝타임: 65분

티켓: 전석 40,000원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예매: https://sgtt.kr/program/detail/6988

문의: 02-6358-5500


5년 만에 돌아온 기획 시리즈 〈남산컨템포러리 – 전통, 길을 묻다〉가 그 첫 무대로 〈Roots Hz 뿌리의 주파수〉를 선보인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남산컨템포러리는 ‘남산에 담는 이 시대의 예술’을 화두로 전통을 현재의 언어로 다시 써 내려온 시리즈였다. 그 무대가 다시 열린다는 것은 단지 프로그램의 재개가 아니라 지금의 전통을 다시 호출하는 예술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10년 만의 재회, 그리고 다시 쓰는 전통의 지도


이번 무대에는 세 예술가가 다시 모였다. 안무가 차진엽,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 소리꾼 권송희, 2015년 국립국악원 〈여향〉 이후 10년 만의 재회다. 이들은 각자의 매체인 몸·악기·소리로 전통이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열어젖힌다. 〈Roots Hz 뿌리의 주파수〉는 전통을 기억이 아닌 관계로 바라본다. 이들의 전통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의 몸과 호흡 속에서 진동하는 ‘살아 있는 공명’이다.


공연의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가 서로를 사용하며 뿌리는 아래로만이 아니라 옆으로, 다시 말해 수평으로 퍼지는 뿌리줄기인 리좀(rhizome)처럼 얽히고 확장된다. ‘Roots(뿌리)’는 위계적 혈통이 아닌 관계의 지도이며 ‘Hz(헤르츠)’는 단위가 아니라, 예술이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가는 태도다.




‘다이얼로그 퍼포먼스’ 질문과 응답으로 진동하는 무대


〈Roots Hz〉는 다이얼로그 퍼포먼스(Dialogue Performance)의 형식을 따른다. 질문하는 몸, 응답하는 소리, 그리고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관계의 울림. 안무가 차진엽은 신체를 관계의 매개로 삼는다. 그녀의 움직임은 전통의 위계를 해체하고 몸의 민주성을 통해 서로 다른 리듬들이 공명할 수 있는 장을 만든다.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은 여백과 여음을 통해 소리 이후의 울림을 탐색하며 전통의 음향을 내면의 성찰로 확장한다. 소리꾼 권송희는 게스트 아티스트 정중엽(아날로그 신시사이저 부클라)과 함께 판소리와 전자음악이 만나는 새로운 층위를 실험한다. 인간의 숨결과 전자적 진동이 교차하며, 기술과 전통이 공존하는 새로운 감각의 장을 연다.


세 매체가 만들어내는 삼각형의 대화, 고도화된 3각 대화(Triangular Dialogue)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 공존의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 무대는 하나의 언어로 통일되기보다 서로 다른 언어들이 충돌하고 공명하며 새로운 질서를 생성하는 과정 자체를 보여준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서령은 이번 공연을 “전통을 특정 형식으로 재현하기보다, 그것이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묻는 무대”라 정의한다. 〈Roots Hz〉는 전통이 과거의 것이 아니라 지금 살아 있는 관계의 언어로 다시 울려 퍼지는 순간을 만든다. 관객은 이 무대를 통해 세 예술가의 몸과 악기, 소리가 서로의 주파수를 맞추며 만들어내는 ‘공명’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 울림은 단지 전통의 재해석이 아니라, 지금-여기의 전통이 어떻게 살아 숨 쉬는가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 될 것이다. 전통의 질문을 다시 꺼내는 이 무대는 동시대 무용이 여전히 스스로의 뿌리를 탐색하고 있음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비평지원 안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로고

웹진 댄스포스트코리아는 202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지원사업'으로부터 제작비 일부를 지원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