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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의 본질과 구조의 미학: 국립현대무용단 <더블 빌: 김성용×윌리엄 포사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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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22-2 (2025.10.20.) 발행


글_ 한성주(본지 에디터)

사진제공_ 국립현대무용단



[공연개요]

공연명: 더블 빌: 김성용 & 윌리엄 포사이스

일시: 2025년 11월 8일(토)–9일(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주최: 국립현대무용단

티켓: R석 60,000원 / S석 40,000원 / A석 20,000원

예매: 국립극장 및 NOL 티켓 홈페이지

문의: www.kncdc.kr


오는 11월 8일과 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두 안무가의 시선으로 채워진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선보이는 〈더블 빌: 김성용 & 윌리엄 포사이스〉는 김성용 예술감독의 신작 〈크롤〉과 현대무용의 거장 윌리엄 포사이스의 대표작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을 한 무대에 나란히 올린다. 서로 다른 세대와 언어로 춤을 말하는 두 작품은 움직임의 근원과 구조의 질서를 오가며 현대무용이 품은 폭넓은 스펙트럼을 펼쳐 보인다.


김성용, 본질로 파고드는 신작 〈크롤〉




김성용 예술감독은 자신의 움직임 연구법 ‘프로세스 인잇(Process Init)’을 바탕으로 2년여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정글〉의 무용수들과 다시 협업한다. 〈크롤〉은 계획되지 않은 움직임 속에서 생겨나는 감정의 결을 탐색하며 ‘버티고 나아가는 생의 힘’을 은유한다. 안무가는 이번 작품에서 감정의 외형이 아닌, 마음 깊은 곳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본질을 마주하게 한다. 구조보다 감각에 가까운 이 작품은 움직임이 곧 질문이 되고 무대 위 호흡이 곧 대화가 되는 춤의 본질에 대한 실험으로 읽힌다. “무용은 말로 할 수 없는 말이다.” 라는 김성용 단장의 말처럼 〈크롤〉은 언어 이전의 감정, 즉 인간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원초적 신체의 언어로 무대를 채운다. 감정의 심연을 향한 시도가 관객에게 어떤 진동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윌리엄 포사이스, 질서와 혼돈의 경계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




함께 무대에 오르는 윌리엄 포사이스의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은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슈타츠발레 베를린 등 세계 주요 단체의 레퍼토리로 사랑받아온 명작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으로 치열한 오디션을 거친 한국 무용수들이 포사이스의 대위법적 구조미를 새롭게 구현한다고 한다. 무대 위 수십 개의 테이블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공간을 규정하고 움직임의 규칙을 만드는 안무의 악보가 되며 무용수들은 테이블 위와 아래, 사이를 끊임없이 가로지르며 질서와 혼돈, 통제와 즉흥의 경계를 넘나든다. 제한된 공간 속에서도 무한히 확장되는 동선과 리듬은 포사이스 특유의 안무적 지성을 드러낸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무대를 통해 한국 무용수들이 포사이스의 구조적 언어를 어떻게 자신들의 신체 감각으로 번역해낼지가 가장 궁금하다. 세계 각국의 무용단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작품을 재해석해온 만큼 한국의 무대에서는 또 어떤 질감과 리듬이 태어날지 기대된다.


〈더블 빌〉은 한국 현대무용의 현재와 세계 무용사의 전환점을 같은 호흡 안에서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다. 김성용이 움직임의 본질을 탐구하는 ‘몸의 언어’를 제시한다면 윌리엄 포사이스는 그 언어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구조의 미학’을 완성한다. 서로 다른 두 시선이 맞닿는 그 지점에서 관객은 움직임이 품은 무한한 변주와 현대무용이 확장되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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